본문 바로가기

뀨뀨랜드

2019.10.03 뮤지엄 테라피 - 디어 브레인

연초부터 가보려고 벼르고 있다가 연말이 다 되어서야 가게 된 뮤지엄 테라피 디어 브레인
(2019.2.16.토-2019.11.3.일)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을 위한 브레인 필라테스 힐링 뮤지엄 테라피라니..
뭘 말하고 싶은지는 알겠지만 왠지 거창한 표현만큼은 아닐 거라고 생각됐지만
어쨌든 뭔가 색달라보여서인지 규빈이가 끌려해서 꼭 한 번 가보기로 했다가 드디어 입성!

 

가고싶어하던 전시에 가서 신나하다가 청바지에 셔츠 좀 입혔다고 삐친 아들..
그리고, 당연히(?) 전용 주차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가 낭패 봐서 주차하다 지친 엄마..

 

전시장 내려가는 입구에서 인증샷~
저 악어의 표정과 자세는 정말 편안해 보인다..

 

입구에서 반기는 공룡과 뇌 모양 네온사인, 그리고 거대 홍학..
뭔가 편안한 구성을 예상하고 왔다가 다소 그로테스크한 장면의 연속 살짝 당황했으나,
강렬한 색감과 의외성의 반복인 독특함에 점점 빠져든다.

 

지하 1층 거실과 지하 2층 다락방과도 같은 구조로 되어 있는데 전시장이 꽤 넓기도 하지만
넓은 곳은 제대로 넓게, 그 사이사이 방과 골목길 구획이 정말이지 영리하게(?) 되어 있어서
전시장이라는 느낌 보다는 여기저기를 탐험하는 느낌을 충분히 준다.

넓은 공간 별도의 정해진 방향이나 동선 없이 다니도록 되어 있고,
사람이 많이 충분히 즐기지 못했거나 여운이 남는 전시물은 자유롭게 다시 돌아가서 볼 수 있다.

입구 쪽에 우주선이 있는 방에는 머리를 써야 하는 보드게임들이 있었는데
나로선 아무리 설명서를 읽어보아도 다소 난해한 보드게임도 있었다.
규빈이도 잘 모르겠다고 하고, 어디 물어볼 수도 없어 난감해 하고 있었는데
규빈이가 그럼 응용해서 우리만의 룰을 만들어서 하면 된다며 진행(?)을 맡은 덕분에 재미있게  할 수 있었다.
예전같으면 속상해하고 떼쓰고 그랬을텐데 정말 많이 컸구나 싶어 고슴도치 엄마는 혼자 잠시 글썽글썽 했다.

 

 

 

돔처럼 생긴 아지트 같은 곳이 있었는데, 워낙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아서 아래층 먼저 보러 내려가는 길..

 

내려가는 길 어느 한 구석마저도 평범하게 그냥 두지 않았다.
첫 층이 생각이나 상상의 결과물의 표현이라면,
아랫층은 악몽이나 꿈(내려가는 계단에 있는 그림은 주로 꿈, 악몽에 관한 것)을 통해 뇌 안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다.

 

뇌 주름 골목길 따라 깊이깊이 들어가는 느낌~~

 

남자아이도 반해서 쏙 들어가 앉게 만드는 마성의 장미꽃 에그 체어~

 

비밀의 정원 힐링 컨셉~

 

말 그대로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은 여기가 최고였지 싶다.
양말을 신어야만 들어갈 수 있는데(전시 소개에 미리 좀 알려주지..ㅡ.ㅜ)
바닥 가득 쌀(안남미)을 깔아놓은 쌀 모래 운동장이랄까..

 

엄마는 맨발로 와서.. 규빈이가 양말 빌려줘서 신고 들어가보는 동안
규빈이는 그동안 한번쯤 신어보고싶었다며 엄마 구두 신고 기다려주는 중~

 

한 쪽 끝에 포스트잇에다가 소원을 적어 붙일 수 있는 작은 부스가 마련되어 있다.

 

여긴 뭔가 편안하게 꿈꾸는 공간?
규빈이 잠시 있으라고 하고 창문 쪽에서 사진 찍어주러 반대편으로 건너갔다 온 사이
규빈이는 울상이 되어 있고 직원 분과 뭔가 얘기하고 있길래 무슨 일이냐고 했더니
직원 분이 아이가 이렇게 소파 위에 천을 끌어내려놓았다며 아이들 혼자 내버려두면 곤란하다고 엄청 뭐라 하심..
맘충 되는 건 순식간.. ㅜ.ㅠ
처음 왔을 때부터 흘러내려 있어서 컨셉인가 했었고,
아이가 전시를 처음 오는 것은 아니어서 만지면 안된다고 늘 주의시켜 주지하고 있으며
여기 들어오기 전에 입구에서 사진 찍은 것에도 이렇게 소파 프레임이 노출되어 있다고, 사진 보여드릴까요? 하니
하아~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할 말이 없네요. 하고 휙 나가버리심..

 

아까 못 갔던 지하1층 돔 아지트~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계단 올라서는 길.. 이제서야 계단 아래 가득한 풍선이 보인다.

신나게 즐겨놓고는 전시관을 나오면서 아무리 아니라고 얘기해도 오해받아 속상했다며
다시는 K현대미술관에서 하는 오지 말자고 하는 아들..
엄마한테도 전시 예절에 대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신경쓰는데 오해를 받으니 더 서러웠나보다.

어쨌든 전시는 즐거웠으니.. 이 또한 지나면 추억이 되리라..